-종점의 추억

나호열
 

가끔은 종점을 막장으로 읽기도 하지만
나에게 종점은 밖으로 미는 문이었다 

자정 가까이
쿨럭거리며 기침 토하듯 취객을 내려놓을 때
끝내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귀잠 들지 못하고 움츠려 서서
질긴 어둠을 씹으며 새벽을 기다리는 버스는
늘 즐거운 꿈을 선사해 주었다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얼마나 큰 설렘인가
서강행(西江行) 이름표를 단 버스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고 유년을 떠나갔지만
서강은 출렁거리며 내 숨결을 돋우었다 

그곳에 가면 아버지를 만날까
이윽고 내가 서강에 닿았을 때
그곳 또한 종점이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내 몸에 잠들어 있던 아버지가
새살처럼 돋아 올랐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내가 말한다
이 세상에 종점은 없다. 




-시집:<눈물이 시킨 일>(시와시학,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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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T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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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交際 Koinonia,/視線 2018. 4. 18. 12:35
절대적인 삶은 없다
다 허물을 갖고 있다

다만 허물을 덮어주고 못 본 척 하는 것이다

누구는 입이 없어 말을 못하고

실력이 그만 못해서 말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며
배려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허물을 덮어주는 아량을 베풀라
그것이 지금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사랑이며 지혜이다

-김옥림 <가끔은 삶이 아프고 외롭게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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